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
아쿠아리움이라고 하면 그냥 물고기 구경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대전 신세계백화점 지하 1층에 있는 엑스포 아쿠아리움에 아이들 손잡고 다녀온 뒤로는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수중발레 공연에 미디어아트까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백화점 안 아쿠아리움, 왜 여기를 골랐나
주말에 아이들 데리고 나가려다 보면 늘 고민이 생깁니다. 비가 오면 어쩌지, 너무 더우면 어쩌지. 그런데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은 실내 시설이라 날씨 변수가 아예 없습니다. 대전신세계 Art&Science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어서 주차도 백화점 주차장 하나로 해결되고, 관람 후 식사와 쇼핑까지 같은 건물에서 이어지는 동선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정말 실용적입니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마감 1시간 전까지 입장이 가능합니다. 입장료는 성인 32,000원, 소인 및 만 65세 이상은 27,000원이고 36개월 미만은 무료입장입니다.
온라인 예매를 이용하면 할인 혜택이 있으니 방문 전 미리 확인해두시길 권합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에는 군인, 군무원, 소방관, 경찰을 대상으로 무료입장 이벤트도 진행된다고 하니 해당하시는 분들께는 특히 좋은 기회입니다.
이 공간은 '신화 속 바다'라는 서사 구조(narrative theme)를 기반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서사 구조란 단순히 테마를 입힌 것이 아니라, 관람객이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이야기를 따라가듯 동선이 이어지는 기획 방식을 의미합니다.
신들의 정원에서 시작해 포세이돈 신전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그냥 수조를 차례로 보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경험을 줍니다. 제가 직접 걸어보니 관람 자체에 몰입감이 생기더라고요.
수중발레와 미디어아트, 직접 겪어보니
이 아쿠아리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단연 수중발레 공연이었습니다. 국내 유일 수중발레단이 메인 수조에서 직접 퍼포먼스를 펼치는데, 하루 5회 운영됩니다.
- 공연 시간: 11:30 / 13:30 / 14:30 / 15:30 / 17:30
- 공연 시간: 회당 약 10분
- 공연 장소: 메인 수조 앞 관람 공간
공연이 시작되자 아이들이 말 그대로 입을 다물고 쳐다봤습니다. 인어처럼 헤엄치는 퍼포먼스를 수조 유리 바로 앞에서 보는 경험은 영상으로 보는 것과 차원이 달랐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수중발레 단원분들이 유리 앞에서 손을 흔들고 인사해 주셔서, 아이들이 그 장면을 한참 동안 이야기하더라고요. 제 경험상 이런 퍼포먼스형 콘텐츠가 아이들 기억에는 가장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포세이돈 신전 구역에서는 몰입형 미디어아트(immersive media art)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몰입형 미디어아트란 관람객이 영상 속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사방에서 영상과 조명이 쏟아지는 방식의 디지털 예술 경험을 말합니다. 360도로 펼쳐지는 수조와 영상이 동시에 연출되는 이 공간은 포토존으로도 가장 인기 있는 자리였습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사진 찍느라 꽤 오래 머물렀습니다.
체험형 콘텐츠도 풍성합니다. 비단잉어 먹이주기 체험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먹이를 주며 물고기와 교감할 수 있고, VR 체험존에서는 공룡 정글 보트나 겨울 숲 썰매 같은 실감형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콘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실감형 VR이란 고글이나 화면을 통해 가상의 환경에 완전히 들어가 있는 듯한 감각을 제공하는 기술을 뜻합니다. 바다탐험보트는 수조 안의 단서를 찾아 퀴즈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아이들이 수동적으로 구경하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참여하게 만드는 구성이 좋았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실감콘텐츠 시장은 2023년 기준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으며, 아쿠아리움이나 테마파크에서의 체험형 디지털 콘텐츠 도입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도 이 흐름 위에 있는 공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솔직한 총평,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규모 면에서는 서울 코엑스 아쿠아리움이나 부산 아쿠아리움 같은 대형 시설과 비교하면 관람 동선이 짧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점은 솔직히 인정합니다. 저도 처음엔 금방 끝나겠다 싶었는데,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하나씩 챙기다 보니 결국 약 3시간을 머물렀습니다. 단순 관람 목적이라면 콘텐츠 밀도(content density), 즉 주어진 공간 안에 얼마나 다양한 체험 요소가 밀집되어 있는지를 기준으로 보시면 됩니다. 그 기준에서는 충분히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입장료가 규모 대비 다소 높다고 느끼실 수 있다는 건 제 솔직한 시각이기도 합니다. 다만 공연 관람과 체험 프로그램이 별도 추가 요금 없이 기본 포함된 구조라고 보면 체감 비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가족 단위의 실내 문화체험 활동 지출 의향이 전년 대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체험형 실내 공간에 대한 수요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닥터피쉬 체험과 먹이주기 체험은 저희 아이들이 특히 즐거워했고, 주말 점심시간에는 같은 건물 푸드코트가 많이 붐빈다는 것도 직접 겪어보니 확실히 느꼈습니다. 식사 시간을 조금 앞당기거나 늦추는 것만으로도 대기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대전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고 날씨와 무관하게 즐길 수 있는 실내 공간을 찾는 분, 특히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하는 가족 나들이를 계획 중이신 분께 충분히 권할 만한 곳입니다. 관람 후 신세계백화점 쇼핑과 식사까지 이어지는 하루 코스로 짜면 이동 동선도 최소화되고 만족도도 높습니다. 방문 전 온라인 예매와 공연 시간표는 미리 확인해두시면 더 알차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